가수 김혜림의 어머니는 1950~60년대 가요계와 영화계를 풍미했던 원로 가수이자 배우 나애심(본명 전봉선)입니다. 나애심은 이국적인 외모와 허스키한 목소리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으며, 300여 곡의 노래와 1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노래하는 은막의 스타'로 불렸습니다. 특히 박인환 시에 이진섭이 곡을 붙인 '세월이 가면'의 원곡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혜림은 어머니가 유명한 가수였다는 사실을 임종 직전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고 방송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가수 활동을 직접 보지 못했고, 그저 '엄마'로만 인식하며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김혜림은 어머니가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세월이 가면' 원곡을 들려드리자 기적처럼 의식을 되찾고 '고맙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셨다고 회고하며 깊은 그리움을 드러냈습니다.
김혜림은 아버지의 존재를 알지 못한 채 성장했으며, 집안에서 아버지에 대한 언급은 금기시되었다고 합니다. 우연히 어머니 방에서 아버지 사진을 발견하고 비로소 얼굴을 알게 되었으며, 그 사진을 현재까지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김혜림의 가족사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개인적인 아픔과 함께, 한국 대중문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어머니의 위대한 유산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