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망은 의식과 주의력이 갑자기 흐려지면서 시간이나 장소를 혼동하고 환각을 경험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암 수술이나 치료 과정에서 마취, 통증 약물, 감염, 탈수 등 뇌에 부담을 주는 요인들이 겹쳐 발생할 수 있으며, 치매와 달리 원인을 치료하면 대부분 회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암 환자의 경우 수술 후 성격 변화나 임종 신호로 오해하기 쉽지만, 이는 뇌가 일시적으로 균형을 잃어 나타나는 섬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섬망은 환자마다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소리를 지르거나 안절부절못하는 모습뿐 아니라 말수가 줄고 조용히 처져 있는 '조용한 섬망'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보호자들은 환자가 평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만 보기보다 언제부터 어떻게 달라졌는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환자실 환자의 경우 낯선 공간과 치료 과정이 위협처럼 느껴져 저항하는 행동을 보일 수 있으며, 이때는 환자의 두려움을 인정하고 차분하게 상황을 설명하는 돌봄이 필요합니다.
섬망 환자를 돌볼 때는 환자의 경험을 곧바로 부정하지 않고, 현재 상황을 짧고 명확하게 반복 설명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평소 사용하던 안경이나 보청기를 활용하고,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시계와 달력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두어 현실감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섬망이 임종을 의미한다고 단정하기보다 식사량, 호흡, 혈압 등 몸 전체의 변화를 함께 살피고, 회복 후 환자의 마음을 살피는 것도 중요합니다.